스펙쌓기 위해 소개팅 사업 시작
도박·채무 문제 총 980만원 꿀꺽
허위 소개팅을 벌이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9일 경기 과천경찰서는 허위 소개팅 사업을 벌인 조모(28)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14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소개팅을 주선했다. 그러나 이때 1만원을 보증금 명목으로 받았다가 돌려주지 않았다. 이렇게 쌓인 돈이 780명으로부터 총 980만원이다.
지난 2012년부터 스펙을 쌓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팅 주선을 시작했던 조씨는 관심이 더해지자 블로그를 개설해 확장 운영했다.
블로그에서 그는 “XX의 소개팅 이벤트는 2012년 O대학교에서 시작되어 매년 수천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새로운 인연을 창출해 나가는 블라인드 데이팅 서비스”라며 “외모지상주의를 지양하고,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신념하에 20대 청춘남녀들의 자유롭고 재미있는 만남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명시해 놨다.
방법에 대한 설명에서 “미지의 소개팅 이벤트는 무료로 진행된다”면서 “다만 소정의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소개팅을 받고 싶은 사람이 신청을 한 뒤 1만원을 조씨의 통장으로 입금해야 했다. 1만원은 소개팅을 허위로 나간다고 하는 사람을 막기 위한 보증금으로 다시 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꾸준히 소개팅 사이트를 운영하며 인기를 더했다. 누적신청자가 1만명이 넘는 성공을 이뤘다. 조씨는 언론등과 인터뷰도 하고 TV프로그램에도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당시 조씨는 언론 등에 인터뷰를 하며 그는 “맞선을 보는듯한 소개팅은 부담스럽다”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추억을 쌓길 바랬다”고 사업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4학년이 되면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신념이 흔들릴 때가 잦았다”면서 “힘든 점도 많고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한 적 있다.
피해는 애꿎은 청춘남녀에게 돌아갔다. 피해자들은 돈을 입금하고 설렌 마음으로 소개팅을 기다렸지만, 소개를 받지 못했다. 보증금으로 냈던 1만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정모(28)씨 등이 경찰에 수사를 맡겼다. 이에 붙잡힌 조씨는 사기혐의로 입건됐다.
지난 2월까지도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돈을 받았던 조씨는 남녀의 비율이 안 맞는 등의 구조와 개인적인 채무가 문제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빚과 도박에 빠져 소개팅 사이트를 범죄에 악용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그의 대학교 재학생들을 비롯해 다른 대학교 학생들도 포함돼 있었다. 몇 명은 대기업을 다니거나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소개팅을 위해 넣었던 돈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기로 당해 그 마음에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