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이가 팀의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험 기간 중의 시원이의 모습과, 끝난 후에 모습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팀의 분위기는 팀원들간의 친밀함 뿐만 아니라 함께 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몰입한 상태로,하나의 방향으로 달려나가고 있는지 느끼는 것이며, 옆에 있는 팀원이 얼마나 열심히 같은 목표로 달려나가고 있는 것에 대한 인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원이에게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시원이는 맡은 일들을 학교 과제처럼, 다른 하고 싶은 것들을 먼저 한 다음, 남는 시간에 몰아서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돈도, 경험도, 역량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 팀에게 있는 것이 있다면, 시간과 사람이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면 함께 논의할 수 있으며, 모르는게 있다면 기꺼이 물어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어떻게든 시간을 쏟아 부어서 역량을 끌어올리는 시간, 배워서 해내게 만드는 시간, 그래서 성과를 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
우리 모두 역량이 부족하며, 지금도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경험과 실력이 부족해도 함께 할 수 있다. (프로젝트의 목적 중 하나가 성장과 배움이기도 하고) 그러나 우선순위가 낮은 사람과는 오랫동안 함께 하기 어렵다. 결국엔 서로가 unhappy 해질테니까.
그래서 시원이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왜 하려고 하는지, 시원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냐하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욕심만큼 뛰던지, 욕심을 버리든지 결정하는 기준이 되며, 다른 것들을 절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늠선이 될테니까.
우리 팀은 시험이 끝난 다음에는 월~토 10:00~20:00 아지트에 모여 시즌3 준비를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회의 외의 시간에 시원이가 온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온라인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원이의 이러한 모습이 내게 말해주는 것은 여기에 대한 시원이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 일정들이 있기에, 시간이 정말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참여를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근본적으로, 시간의 문제 보다는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그 시간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걸 하기 떄문에 못한다고 본다.
그리고 우선순위가 낮게 되면 개인의 성장과 배움뿐만 아니라, 팀에도 피해를 주게된다. 예를 들어 우선순위가 낮기 떄문에 다른 일들을 먼저 한 다음, 슬랙 답변을 늦게 해주고 일처리를 지연시키면 다른 팀원은 해당 업무를 기다리며 진행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시간적 비용은 늘어나고 데드라인이 가까워짐에 따라 촉박함에 퀄리티는 부족해진다.
물론, 우리는 실력이 부족하기에 맡은 업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공유하지 않음이고, 빠르게 할 수 있음에도 지연을 시키는 것이며, 일을 대하는 태도의 아쉬움이다. 그러면서 팀의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9월에도 한 번 이야기를 했다.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나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의 프로젝트가 그렇게 절제하면서까지 개개인에게 의미가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내가 보았을 때 시원이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도전적인 사람이며, 다양한 시도와 경험들을 해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한 것 이상으로, 하나라도 몰입을 하여 제대로된 성과를 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험도 중요하고 과정도 의미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이상으로 성과내려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기존 방식대로 하면 안된다라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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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는 나 혼자 상상하며,
억측을 한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시원이의 생각을 듣고 싶다.